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좀 천천히 가시게
천천히 가시게,
뭘 그리 급히 가시나 가시다 넘어지시겠네.
그곳에 꿀이라도 발라놨나 제발 좀 천천히 가시게
누가 안 쫓아온다네.
좀 쉬었다가 가시게,
그리 급히 달리다 허망한 날 올걸세,
왜 이리 살았나 먹먹할 날 올걸세.
날 잊어버리고 살아 온 세월 분명 후회할걸세
나중에 나중에만 외쳐 된 그날들을 분명 땅을 치며 후회할 날 올걸세
잠시 좀 쉬어 가시게나,
길가에 핀 꽃도 좀 보고 뒹구는 낙엽도 보며
계절이라도 좀 느끼며 가시게나.
옆사람 마음도 좀 헤아리고 다른 사람 생각도 좀 하면서
좀 천천히 가시게나.
그렇게 정신없이 달리다 아프면 다 소용없는걸
몸뚱아리 망가지면 밀려오는 그 서러움 어찌 감당하려고
누구 하나 대신해 줄 이 없을 텐데
혼자만 서러워 어찌 하려고.
그대 조금 쉬면서 천천히 가시게나,
지금의 행복은 지금밖에 없다네,
나중이란 행복은 없다네,
지금 행복하시게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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